Box2Box 세일즈 클럽을 만들게 된 계기
B2B 세일즈 커뮤니티를 만든 계기와 목적에 대해 나눕니다
나는 함께 성장하는 것에 관심이 많고, 스타트업에서 일 하는 것이 잘 맞는 편이다. 스타트업은 업계 특성상 모든 것을 체계적이고 명확한 프로세스를 전달 해주는 사수가 있기 어렵다. 때문에 나는 현재 내 업무에서 비슷한 고민을 겪고 있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며,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배운 점을 교환하고 도우며 성장하곤 했다.
작년까지만 하더라도 Product Manager로서의 커리어를 준비해왔고, 마찬가지로 다양한 PM 커뮤니티들을 통해 인사이트를 얻어왔다. 또한 PARD라는 IT협업 동아리를 만들어 오면서, 디자이너, 개발자들과 같은 IT직군들의 모임들을 만들어보기도 하고, 또 관련 커뮤니티들을 많이 찾아보고 공부해보았다.
이제는 PM이 아닌 B2B세일즈로 커리어를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여태 그래왔던 것처럼 고민을 주고받는 커뮤니티를 통해 성장을 도모하려고 했다. 그런데 아무리 찾아보아도 제대로 눈에 띄게 활성화 된 커뮤니티를 찾지 못했다.
마침 한국에서 B2B SaaS가 성행함과 동시에 당연히 더 많은 교류가 필요할 것이라 생각했고, 디스콰이엇에 재직했을 당시 많은 분들이 그런 니즈를 필요로 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렇다면 내가 직접 커뮤니티를 운영해 보기전에, 왜 이제까지 존재하지 않았을까 라는 의문을 품고 여러 세일즈 종사자 분들을 찾아가며 이유를 파악해보았다.
왜 B2B세일즈를 위한 커뮤니티는 없을까?
1. 한국에서 아직까지 영업은 예술에 가깝기 때문이다.
챌린저 세일즈 책에 따르면 영업을 하는 방식은 크게 5가지로 구분되는데, 그 중에서 한국은 '관계형 영업'이 아직까지 많은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고객과 항상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가장 주된 업무이다. 고객과 친한 사이를 유지하기 위해 여러 노력들이 필요하다. 술도 같이 마시고, 생일 선물도 챙겨주고, 같이 골프를 하러 가던지, 과거에는 성접대도 하나의 프로세스처럼 여겨지는 곳들이 많았다.
또 어떤 구체적인 프로세스를 나누어서 진행하기 보다, 혼자서 완봉형 투수처럼 활동동하기에 함께 협업하는 일이 적다. 그렇기에 관련 노하우나 방식을 어딘가에 기록물로 잘 정리되어 시스템화 하기 보다, 도제식으로 가르쳐주고 배우는 경우가 많다.
개인의 퍼포먼스에 의존하여 작동되는 일이 많은, 즉 암묵지가 많은 영역의 작업이다.
2. 정보 교환이 곧 자신의 목숨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회사에서 PM같이 제품을 만드는 사람들이 있다면, 영업인은 제품을 파는 사람들이다. 회사가 살아남을 수 있도록 돈을 벌어다주는 사람이다. 그렇기에 한 사람이 담당 해야하는 목표치(쿼타)가 있고, 그 수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이 과정에서 더 많은 쿼타를 채우기 위해, 동기부여 차원에서 성과급 제도가 있기 마련이다. 정보가 곧 돈인 현대 정보화시대에서는, 정보의 비대칭성이 곧 소득의 우위를 가져오게 된다. 때문에 굳이 남(특히 같은 팀원)에게 정보를 교환 하는 것이, 내가 . 더많은 돈을 버는데 방해가 되는 요소이다.
3. B2B 서비스가 각광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많은 투자금이 시장에 흐르고, 경제 상황이 좋았을 때는 Product-led Growth로도 충분했다. 그러나 장이 얼어붙기 시작한 순간, 사람들의 소비는 줄어들고 자연스레 B2C서비스들은 타격을 입기 시작했다. MAU만을 외치며 실제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기업들이나, 비타민 같은 제품/서비스들은 더 이상 사업적으로 영위하기가 어려워졌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졌다.
그러다보니 B2B 서비스에 자연스레 많은 관심이 모이기 시작했다. B2B 서비스일 경우 의사결정과정도 복잡하고, 큰 돈이 오고가기 때문에 비타민을 섭취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변동성이 심한 일반 소비자보다, 기업 소비자들이 '계약'이라는 과정을 통해 안정성과 지불 의사력도 훨씬 높다.
클라우드의 보급화가 B2B SaaS의 성행에도 한몫 했다. 이러한 B2B 서비스들은 구매결정과정에서 세일즈가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자연스레 Sales-led Growth가 관심을 많이 받게 되면서 더 많은 기업들이 영업사원들을 선발하기 시작했다.
조금 더 자세히 PLG와 SLG의 두 차이를 알고 싶다면 해당 링크를 참조하시길!
그래서 Box2Box 세일즈 클럽을 만들었습니다!
축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Box 2(to) Box라는 이름이 낯설지 않을 것이다. Box to Box는 축구에서 우리 진영의 패널티 박스에서, 상대 진영의 패널티 박스까지의 공간을 말한다. 즉 축구장의 공간의 시작과 끝을 의미하기도 한다.
해당 공간을 커버하는 플레이어는 공격과 수비를 모두 관여하게 된다. 그래서 활동양도 많고, 달리기도 잘해야 한다. 보통 미드필더가 담당하게 되는데, 우리나라의 경우는 수비수인데 갑자기 상대 골대 앞 까지 달려가는 김민재 선수를 떠오르면 이해하기 쉽다.
축구장의 양 끝을 책임지는 Box to Box 플레이어처럼, B2B 세일즈 시작부터 끝을 책임지는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임이라는 뜻이다! 잠재 고객을 찾고, 가치를 판매하고, 이후를 관리하는 모든 단계의 세일즈(SDR, BDR, AE, AM, CSM)를 나누고자 한다.
축구 선수는 또 지치지 않고 열심히 달리는 것처럼, 고객문제 해결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달려가는 사람들이라는 뜻도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왜 Box2Box 클럽을 만들게 되었는가?
1. 순수하게 세일즈와 관련된 밀도 높은 인사이트를 서로 공유하기 위하여
현재 운영하고 있는 다양한 세일즈 커뮤니티의 경우, 인원이 너무 많다던지, 교류가 적은 경우가 많았다. 이 때, 해당 커뮤니티를 만들고 운영하는 주최하는 측이 세일즈 종사자들을 위한 제품/서비스를 만드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때문에 '주최 측의 순수한 목적과 관계 없이' 정보가 일방향으로 흐르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제 3지대(스위스 같은 중립국)를 만들어 그냥 순수하게 세일즈에 대해 더 탐구하고 함께 성장하기 위해 만들게 됐다.
나는 사람들이 다양한 세일즈 관련된 레슨런과 진정성 있는 소통을 위해, 최대한 단순하고, 쉽고, 솔직한 커뮤니티를 만들고자 한다.
2. 배움의 비용을 낮추고 서로를 통해 위로를 얻기 위해서
세일즈 관련 교육/강의/도서의 경우 가격이 상당히 비싸다. 돈을 만드는 과정이다 보니 그만큼 고부가 가치라는 것은 이해하지만..!
각자 자리에서 한 두걸음 더 먼저 걸어가본 내용을 공유하기만 해도, 더 저렴한 가격으로 배울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세일즈맨들은 거절에 치이는 일이 다반사이다. 그냥 모여서 서로 당한 썰만 나누어도 위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3. 서로 '좋은' 고객이 있으면 소개시켜 주기 위해서
잠재 고객이 겪고 있는 어려움을 해결하려면, 우선 프로스펙팅에 많은 시간을 쓰면서 해당 기업의 담당자와 연락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때 세일즈맨들은 담당하고 있던 고객의 문제를 꾸준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같은 세일즈맨들끼리 고객에 대한 정보를 서로 교환한다면 조금 더 문제해결에 빠르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이때 기본 전제사항은 정말 내가 고객 문제해결에 진심이고, 솔루션 제공 이후 고객의 문제가 해결될 수 있으리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소개하는 게 아니라, 신중히 접근하는 방향으로 풀어보고 싶다.
4. 내가 많이 배우고 싶어서
여러 창업과 인턴 경험을 제외하고 나는 정규직 세일즈 커리어를 시작한지 이제 막 2개월 차인 터라 아직 잘 모르는 것도 많고, 부족한 점도 많다.
이때 내가 아는 가장 빠르고 확실히 성장하는 방법은, 배움을 나누고 함께 성장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였을 때라고 생각한다.
Building in Public으로 디스콰이엇과 링크드인에 세일즈 관련 레슨런을 올렸을 때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셨고, 나 혼자만의 세일즈 고민이 아니라 모두가 겪고 있음을 알게 됐다.
그래서 현재 다양한 분들이 100여명 정도 톡방에 들어와 있는 것 까지는 성공 했다. 이제 너무 가깝지도 너무 멀지도 않은 느슨한 연대를 통해서 각자 Give and Take를 명확하게 가져감과 동시에, 이 세상에 많은 문제들을 해결했으면 좋겠다:)
느슨한 연대를 통해 함께 성숙한 B2B세일즈 문화를 만들어가요
현재 113명의 사람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함께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