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아웃2, 삼체, 수학자 허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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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가장 위로를 많이 받은 작품은 인사이드아웃2 이다. 주인공 라일리가 사춘기에 접어들면서 다양한 감정을 표출하고, 사건을 겪으며 신념들이 모아 자아를 형성하는 이야기다. 특히 '불안'이라는 감정이 이야기를 전개하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4DX로 관람해서 그런지 라일리의 불안함을 오롯이 느낄 수 있어서 몰입하면서 볼 수 있었다.

인사이드아웃2 -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모두 준비하기

등장부터 불안이는 양 팔에 여러 짐들을 가져오고, 여러가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미래를 예측해서 불안 요소를 제거하려고 안간힘을 쓴다. 때문에 라일리를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게 되고 다른 감정들은 기쁨이가 아닌 불안이를 지지한다. 결국 불안이는 컨트롤타워를 맡게 될 정도로 지휘를 맡는다.

그러나 지나친 불안으로 인해 라일리는 건강하지 못한 자아를 형성하게 되고, 가장 중요한 시합에서 통제력을 잃어버린다. 불안이가 이를 해결하려고 와리가리 움직이면서 컨트롤러를 잡지만 해결이 되지 않았다. 이 때 마치 나의 모습을 보는 듯 했다. 불확실한 상황속에서 결과를 만들기 위해 이것 저것 뭐라도 시도하며 발빠르게 움직이는 모습을 떠올랐다.

문제 해결을 위해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불안이는 곧 회오리를 만들며, 가운데 멍하니 잔상이 서게 되는데 너무 슬펐다. 최대한 안간힘을 써서 뭐라도 해보지만, 바뀌는게 없어서 멍하니 가만두고볼수 밖에 없는 상황이 가슴 아팠다. 특히 최근에 크게 아프면서 어질어질한 모습을 떠올리게 되면서 너무 속상했다.

이야기는 결국 새로운 건강한 자아와 기쁨이를 통해 잘 해결이 됐다.

삼체 - 우리는 두려워 하기 때문에 살아남았다

이처럼 '불안' 문제 해결에 있어 필요로 한 감정이다. 삼체에서 주님은 인간이 만약 두려움이 없는 조상을 따랐다면 멸종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진화생물학 관점에서 보아도 인간은 죽음이라는 미지의 영역을 피하기 위해 두려움을 갖고, 실제로 내가 겪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도 상상을 하며 미리 대비하고 피한다.

적절한 불안은 미래를 나아가는 좋은 문제해결에 도구가 될 수 있지만, 지나친 불안은 나를 잃어버릴 수 있다. 어머니가 정신건강관련 일을 하시다보니, 현재 대한민국의 불안장애 및 정신질환을 겪는 분들이 급속도로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익히 알고 있었다. 지나친 경쟁과 생존에 대한 압박, 그리고 잘 해야한다는 강박관념은 스스로를 무너뜨리게 되고, 최악으로는 죽음으로 빠져들게 된다.

두려워 하기 때문에 살아남았지만, 두려워서 죽게 되는 경우다.

허준이 - 서로에게, 자신에게 친절하기

오늘의 새로운 시작을 축하합니다. 서로에게, 그리고 자신에게 친절하시길. 그리고 그 친절을 미래의 우리에게 잘 전달해주시기를 바랍니다.

영화를 보고나서 허준이 교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라일리에게 꼭 전달해주고 싶었다. 영화에서 1) 경쟁구도 속에서도 라일리의 과호흡을 보고 걱정하며 다가온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2) 남들의 시선이 아닌, 스스로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돌아보았기 때문에 라일리는 건강한 자아를 갖게 될 수 됐다.

멋 옛날의 나와, 지금 여기의 나, 먼 훗날의 나, 우리 모두가 이 삼체를 친절하게 살피면 좋겠다. 누군가에게 나는 먼 훗날의 나고, 또 나는 먼 옛날의 누군가 일수 있으니까 말이다. 서로에게 친절을 베풀며 불안이에게 말을 건네주면 좋겠다. 마치 기쁨이가 친절하게 감정 친구들을 이끌며 나아가는 것 처럼.